개발자는 왜 40살에 치킨집을 차리게 될까?

우리나라에서는 많은 개발자들이 구현을 위주로 개발을 합니다. 성능이나 유지보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구현을 최우선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고, 고려하더라도 깊게 파고들지는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특히 많은 경우 회사에서 일정에 쫓겨 개발하는 개발자들도 허다하죠.

경력이 쌓일수록 연봉이 올라가는 것은 경력에 준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인데, 구현을 위주로 개발을 하는 경우에는 제대로 된 성장을 할 수 없어 좋은 개발자로서 필요한 지식이나 자질을 키울 수 없고, 코딩 속도만 늘게 됩니다.

하지만 사람은 노화가 오고 코딩 속도는 떨어지게 됩니다. 그럼 이런 사람들은 회사 입장에서 연차는 쌓였지만 신입과 다를 바가 없겠죠. 그래서 고용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지식수준은 비슷하지만 속도가 더 빠른 젊은 사람을 고용하게 됩니다. 연봉이 오르기는커녕 그 사람에 대한 메리트가 떨어지게 되는 거죠. 이렇게 서서히 도태되면 개발자로서 살아남기 힘들어지고, 종국에는 치킨집을 차린다는 말이 나오는 겁니다.

위 내용을 읽으면서 “회사와의 정이 있는데..”라는 생각이 드셨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하자면 회사와 근로자는 계약 관계이고, 정이라는 것은 둘 중 불리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 내세울 수 있는 것 중 하나일 뿐입니다.

또한 여러 교육기관에 의해 개발자가 시장에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즉 구현에 치중된 개발자는 쉽게 대체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반증이죠. 쉽게 대체될 수 있는 사람은 좋은 대우를 받기 힘듭니다. 조금 나쁘게 말하자면 같은 값 혹은 더 싼값으로도 그 자리를 채워줄 사람은 많으니까요. 그렇다면 대체할 수 없는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개발자가 없어서 못 뽑는다.

네이버, 카카오 등 개발자가 다니기 좋다고 알려져 있는 여러 회사에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을 많이 보셨을 겁니다. 하지만 말이 참 이상하죠. 위에서는 여러 교육기관에 의해 개발자가 시장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고 했으니까요.

다시 생각해 보면 회사 입장에서는 시장에 즐비한 개발자들이 개발자로 보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에서 원하는 개발자란 뽑기 힘든 개발자, 즉 쉽게 대체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뜻이고, 이런 사람은 채용하는 것이 매우 힘들고 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에 이탈을 방지하고자 좋은 대우를 해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론의 중요성

아마 현업 개발자라면 인스타그램의 기능을 베껴서 SNS를 만드는 건 쉽게 구현할 겁니다.

하지만 여기에 간단한 요구사항 하나만 추가하면 난이도는 몇 배 어려워집니다. 예를 들어 1억 명의 회원들이 사용한다고 임의의 가정을 해보면 초당 들어오는 트래픽도 급증할 것이고, 이런 요청을 실시간으로 처리해 주려면 아주 많은 것들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이런 프로젝트를 여러 개발자가 동시에 유지보수한다고 가정하면 생산성과 유지보수성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까지 고민해야 합니다. 이런 어려운 점에 대해 고민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바로 이론입니다. 단순히 코딩 속도가 강점인 개발자는 다른 개발자에게 따라잡힐 수 있지만 경력을 쌓는 기간 동안 꾸준히 함께 쌓아올린 이론 지식은 다른 사람이 따라오기 힘듭니다.

이론을 현업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까지 고민한다면 이러한 고민의 깊이는 이론과 함께 잘 버무려져서 그 개발자만의 강점이 됩니다. 시니어 개발자의 가치가 여기에서 나오는 것이죠. 그래서 개발자는 이론을 공부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일정에 쫓겨 야근을 많이 하게 되면 공부할 시간이 줄어들고, 본인의 경력에 비례하는 실력을 갖추기 힘들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더 좋은 회사로 이직하지 못하고 갇혀있는 경우가 발생하는 거죠.

이론은 어떻게 공부해야할까요?